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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선천적 '스피드 유전자' 레게파워·대학 집중 조련

카리브해 북부 인구 280만명의 소국 자메이카가 미국을 물리치고 단거리 최강국으로 떠오르며 새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사인 볼트가 남자 육상 100m를 우승한 데 이어 셀리 안 프레이저가 여자 육상 100m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셀리 안 프레이저는 17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78로 정상에 올랐다. 우사인 볼트의 남자부 우승에 이은 대회 자메이카의 두번째 금메달. 이로써 미국을 누르고 100m를 동반 제패하면서 단거리 최강국으로 우뚝 섰다. 특히 여자부는 자메이카가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싹쓸이하며 자메이카 천하를 이뤘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1위를 차지한 프레이저는 올시즌 자신의 최고기록인 10초85를 경신하는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셰런 심슨과 케런 스튜어트는 나란히 10초98로 들어왔고 정밀 사진판독 결과 심슨이 2위 스튜어트가 3위를 차지했다. 인구 280만에 불과한 자메이카가 단거리 육상에 특히 강한 이유로는 몇 가지가 꼽힌다. 자메이카에서 육상은 축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고 적잖은 선수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상을 한다. 자메이카 출신인 돈 쿼리.린포드 크리스티(영국).도노번 베일리(캐나다)의 성공 스토리가 어린 선수들을 자극했다. 자국 내 중고교 선수권대회에는 운동장이 선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스타가 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자메이카인들에게는 순간 스피드를 내는 데 필요한 유전자 액티넨 A 성분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선천적으로 단거리에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 여기에 프레이저는 자메이카가 단거리에 강한 비결로 '레게 파워'를 꼽았다. 레게 음악의 흥겨운 리듬이 신체적인 자극이 돼 달리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자메이카의 금메달 사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녀 400m 계주와 남자 200m에서도 1위를 노리고 있다. 메달을 놓친 아사파 파웰도 전 세계신기록 보유자일 정도로 남녀 선수들이 모두 고른 실력을 가지고 있어 미국을 제치고 또 한번 일을 낼 가능성이 크다. ▶액티넨 A와 자메이카 공대 글래스고 대학과 서인도대학이 2006년 자메이카 육상선수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체연구에서 흥미있는 사실 하나를 밝혀냈다. 조사자의 70% 이상이 근육 수축과 이완을 빨리 일으키는 액티넨A라는 특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 폭발적인 파워와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단거리에서 액티넨A의 위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호주 선수의 경우 액티넨A를 보유한 선수는 30%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자메이카 단거리 강국의 또다른 비결로는 자메이카 공대가 꼽힌다. 자메이카에 마땅하게 육상을 육성할 대학이 없어 미국으로 건너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데니스 존슨이 세운 이 대학은 세계적인 스프린터를 배출하는 산실로 명성을 쌓고 있다. 데니스 존슨은 자메이카 육상선수 출신으로 미국에서 배운 육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도 킹스턴에 2년제 대학을 설립했고 현재 280여명의 선수를 육성하는 4년제 대학으로 성장했다. 볼트를 비롯해 파웰 여자부 2위를 차지한 심슨 등이 모두 이 대학 소속 또는 출신이다.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들 영광은 잠깐

세계 최고의 '철인'을 가리는 남자 육상 10종 경기.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의 브루스 제너는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제너는 그날 밤 지인의 도움으로 몬트리올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급 호텔방에서 잘 수 있는 특전을 누렸다. 방에는 피아노 한 대가 있었다. 멋진 야경을 보면서 쇼팽의 야상곡이라도 한 곡 치고 싶었다. 하지만 바람에 불과했다.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 대신 제너는 그날 밤 금메달 수확의 달콤함과 이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는 황폐함에 시달렸다. 메달을 따낸 후 엄습하는 이같은 모순된 감정은 비단 제너에게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18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메달리스트들이 운동을 그만둔 후 이직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심각한 공황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1982년 체코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16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과 17%만이 은퇴 후 이직한 직업에 만족감을 느꼈다고 한다. 나머지는 우울증이나 약물남용에 시달렸다. 또 스티븐 운게르라이더 박사팀이 1997년 수영 하키 펜싱 등 12개 종목에 참가한 미국 올림픽 선수 57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약 40%가 올림픽 후 매우 심각한 문제를 겪었다고 답했다. 물론 일부는 이직에 성공해 성공적인 삶을 누리기도 한다. 1980년 겨울올림픽 5관왕인 에릭 하이든은 외과의사로 변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반면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은 알코올 중독 등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 힘든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88서울올림픽 4관왕인 미국 '다이빙의 전설' 그레그 루가니스는 "모든 것을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생활하다 보면 가족 직업 취미 활동 등 포기해야 할 가치들이 너무 많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8-08-18

[베이징 안테나] '백종섭 부상 8강전 기권' 외

백종섭 부상 8강전 기권 ○…복싱 메달 기대주 백종섭(28)이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으로 8강전을 기권. 천인호 대표팀 감독은 18일 "백종섭이 나흘전 16강전에서 승리한 뒤부터 목과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해 한국과 중국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며 "무리하게 경기를 치르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기권했다"고 밝혔다. 백종섭은 기관지 파열로 새어나온 공기가 심장 부근까지 찬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섭은 19일 오전 4시 8강전에서 흐라칙 자바크얀(아르메니아)을 이기면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다. 61세 승마선수 8전9기 은메달 ○…환갑을 넘긴 캐나다 승마 선수 이안 밀러가 18일 홍콩 샤틴 승마경기장에서 열린 승마 장애물비월 경기 단체전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캐나다는 1 2라운드 합계 벌점 20으로 미국과 동점이 된 뒤 재경기에서 패했다. 미국은 세 명의 선수가 모두 무벌점으로 경기를 마친 반면 캐나다는 첫 번째 선수가 벌점 4점을 받았다. 캐나다가 장애물비월 단체전에서 메달을 수확한 것은 68멕시코시티 대회 금메달 이후 40년만이다. 특히 9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밀러에게는 36년만의 감격스런 첫 메달이다. 게브르셀라시에 '마라톤 뛸 걸'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4분26초)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5.에티오피아)가 베이징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에 불참한 것을 후회했다. 게2브르셀라시에는 18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요즘 베이징 날씨가 너무 좋다.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가 미리 귀띔해줬어야 하는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천식을 앓고 있는 그는 지난 2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뿌연 하늘과 스모그에 질겁해 마라톤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도 국경 있다

금메달에도 국경이 있다. 한국이 양궁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것처럼 나라마다 유난히 강한 종목이 있다. ◇수퍼 파워 차이나 중국은 경제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수퍼 파워를 뿜어내고 있다. 역도 8개 다이빙 6개 체조 5개 등 기존에 강했던 종목 뿐만 아니라 조정과 수영 등 선진국이 강한 종목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는 한국의 24년 지배를 뚫고 금을 냈다. ◇미국.호주는 물의 나라 미국은 금메달 19개 중 12개를 수영에서 땄다. 그 중 8개는 마이크 펠프스의 목에 걸렸다. 하지만 8관왕에 오른 것은 계영에서 3개의 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펠프스 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 수준이 높다. 호주는 이언 소프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금 6개로 수영 강국의 자리를 지켰다. ◇럭셔리 유럽 펜싱.조정.승마.요트 등 호사스러운 스포츠는 유럽의 강세가 이어졌다. 펜싱은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가 메달을 나눠가졌다. 독일은 승마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단거리 자메이카 장거리 에티오피아 고무공 같은 탄력을 자랑하는 자메이카는 남녀 육상 100m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아베베의 후예인 에티오피아는 남녀 육상 1만m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지대에 위치해 심폐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향후 8년간 10억불 '거뜬'···펠프스 얼마나 벌까

출전한 8경기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 베이징 올림픽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사진). 그는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현재 미국에 '펠프스 광풍'이 불어닥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인물 검색에선 10대 최고 스타인 마일리 사이러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펠프스와 계약을 맺은 수영복 전문업체 '스피도'도 신났다. 스피도는 펠프스의 금메달 행진에 힘입어 펠프스 저지가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저지는 수영선수와 별 관계가 없는데도 이렇게 불티나게 팔린 것은 펠프스가 수영복 이외의 영역에서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타와의 알곤퀸 대학에서 스포츠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하워드 블룸은 "펠프스가 향후 8년간 총 1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펠프스가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크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펠프스가 다음 런던 올림픽 때 통산 20관왕에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더욱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스피도를 비롯해 비자카드 오메가 시계 켈로그 시리얼 등과 계약을 맺은 펠프스는 연 5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블룸은 그가 8관왕 달성으로 '연 3천만 달러'는 거뜬히 벌어들일 것으로 분석했다. 스피도와 계약기간이 곧 만료될 펠프스를 잡기위한 스포츠업체들의 전쟁도 시작됐다. 나이키는 펠프스에게 4천만~5천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스피도가 '펠프스 잡기' 경쟁에서 어느정도로 버텨낼 지도 관심사다. 원용석 기자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미국 여자 축구 '브라질 나와'···4-2 일본 꺾고 금메달 다툼

미국 농구가 대폭발했다. 그야말로 대오각성한 모습이 역력하다. 미국 농구대표팀은 18일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에서 벌어진 B조 예선에서 106-57로 독일을 혼쭐냈다. 49점차 승리는 종전 스페인이 앙골라전에서 세운 48점차를 넘어선 대회 최다 점수차 승리. 미국은 3승만 추가하면 8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리딤(Redeem)'에 성공한다. 마치 대학생과 초등학생의 대결 같았다. 초반부터 독일을 질식시키기로 마음먹은 듯 미국은 완벽에 가까운 디펜스를 선보였다. 1쿼터 7분간 독일을 3점으로 틀어막고 20-3으로 달아났다. 승부도 사실상 그걸로 끝이었다. 나머지 시간은 비록 '가비지 타임'이 됐지만 미국은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연거푸 화려한 '덩크파티'를 벌이며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이미 독일은 미국전 결과에 상관없이 탈락이 확정돼 선수들의 의욕 마저 없었다. 전반을 53-29로 앞서 쉬엄쉬엄할만도 했지만 미국은 자비를 베풀지 않고 더욱 강력한 수비를 펼쳐 리드를 벌려 나갔다. 드와이트 하워드는 22점 10리바운드 르브론은 3점슛 4개 포함 18점을 올렸다. 미국은 20일 오전 5시(이하 LA시간) A조 4위 호주와 준준결승전을 치른다. 미국은 지난 8월4일 가진 평가전에서 호주에 87-76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당시 호주에는 간판스타 앤드루 보거트가 뛰지 않았는데 최근 2경기 연속 22점을 올린 보거트가 합류한 호주를 상대로 미국이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여자축구팀은 여자월드컵 챔프 독일에 4-1 역전승을 거둔 브라질과 오는 21일 오전 6시 결승에서 격돌한다. 미국은 일본을 4-2로 따돌려 대망의 결승에 올라섰다. 여자 체조 2단 평행봉에서는 미국의 개인종합 우승자 나스티아 류킨이 허커신(중국)과 나란히 총점 16.725점을 획득 동점을 이뤘으나 난이도 점수에서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에서는 미국이 400m허들을 싹쓸이했다. 안젤로 테일러가 400m 허들에서 47.25를 기록 지난 2000년 이후 8년만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은메달과 동메달도 같은 미국의 케런 클레멘트와 버션 잭슨이 나란히 차지했다. 원용석 기자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맏형 오상은 '값진 동' 엮어냈다

한국 남자탁구가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18일 베이징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오상은과 유승민 윤재영을 앞세워 오스트리아를 3-1로 제압했다. 한국은 중국에 준결승서 져 패자전으로 밀린 뒤 홍콩에 이어 오스트리아까지 차례로 격파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맏형' 오상은의 활약이 돋보였다. 유남규 코치는 '간판' 유승민 대신 페이스가 좋은 오상은을 첫 단식에 출격시켜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베르너 쉴라거와 맞붙게 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오상은은 기대에 보답했다.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쉴라거의 허점을 파고 들었고 쉴라거는 오상은의 날카로운 백핸드 드라이브에 맥을 추지 못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오상은은 첫 세트 득점을 쌓아 10-6 세트 포인트를 만들고도 방심한 탓에 쉴라거에게 연속 실점하더니 듀스에서도 잇단 범실로 기선을 내줬다. 세트 스코어 0-1로 뒤진 오상은은 2세트 들어 마음을 다잡고 드라이브 공세를 펼쳤고 3~4점차 리드를 유지한 끝에 11-5로 여유있게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오상은은 여세를 몰아 3 4세트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밀어붙여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하지만 아테네 대회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세계랭킹 8위)은 세계 47위의 로베르트 가르도스에게 발목을 잡혀 고개를 숙였다. 유승민은 1세트서 6-2로 앞서고도 가르도스의 맞드라이브 공세에 휘말려 듀스를 허용한 뒤 끝내 12-14로 졌다. 2세트도 롱랠리 대결에서 밀려 8-11로 내줬다. 3세트 듀스 접전을 13-11로 이겨 반전시키는 듯 했지만 4세트를 5-11로 졌다. 다행히 3복식에 나선 오상은-윤재영 조가 가르도스-천웨싱 조를 3-0으로 완파했다. 이어 4단식에 나선 유승민은 천웨이싱을 3-0으로 제압 2단식 패배 부진을 털어내고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원용석 기자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스페인 잡으면 '메달권'···남자핸드볼 20일 8강전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이 러시아에 패했지만 8강 진출에 성공 스페인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남자핸드볼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러시아에 22-29 7점 차로 분패했다. 지난 10일 독일과 첫 판에서 패한 뒤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집트를 연달아 격파한 한국은 3승2패로 승점 6이 돼 조 1위가 됐다. 한국과 덴마크(2승2무1패) 아이슬란드(2승2무1패)가 B조에서 똑같이 승점 6이었지만 승자승 우선 원칙에 따라 한국이 1위로 올라섰다. 러시아(2승1무2패 승점5)는 4위로 8강행에 턱걸이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 독일이 탈락의 이변을 당했다. A조에서는 프랑스가 4승1무 승점 9로 1위 폴란드가 3승1무1패(승점 7)로 2위를 기록했고 이어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이 3승2패 승점 6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역시 승자승 원칙으로 크로아티아가 3위에 올랐다. 한국은 20일 오전 5시15분(LA시간) A조 4위 스페인과 준준결승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러시아의 높은 벽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키가 2미터가 넘는 선수가 3명이나 됐다. 전반 17분에는 6-12 더블 스코어까지 점수 차가 났다. 12-17로 5점 뒤진 채 후반을 맞은 한국은 윤경신의 외곽포와 수문장 한경태의 선방 정수영의 속공이 연속으로 터지며 4분 만에 15-18 3점 차로 따라붙었다. 후반 6분께 러시아 피봇 알렉산더 체르노이바노프와 라이트백 알렉세이 카마닌이 한꺼번에 2분 퇴장을 당한 사이 한국은 윤경신이 2골을 연달아 네트에 꽂으며 17-19 2골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쉽사리 바뀌지 않았고 러시아의 파상 공세에 계속 시달린 한국은 후반 24분 19-28 9점 차까지 뒤져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원용석 기자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클린 코리아' 한국···도핑테스트 적발 '0'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베이징올림픽 이전부터 대회 열흘째까지 무려 56명의 금지약물 양성 반응 선수들을 색출했다. IOC는 '클린 올림픽'을 표방하며 1000여 차례가 넘는 도핑테스트로 '흡혈귀'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강도높은 도핑테스트를 실시해왔다. 역대 올림픽에서 단 한 번도 도핑 테스트에 걸리지 않은 한국은 이번에도 '도핑 제로'를 기록하며 '클린 코리아'를 재입증하고 있다. 반면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전 대회 개최국인 그리스는 무려 16명이나 양성반응을 보여 체면을 구겼다. 그리스는 대회 직전 역도 대표팀 14명 중 11명이 양성반응을 보여 2년간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데 이어 여자 육상의 간판 카테리나 타노우와 남자 육상의 타소스 고우시스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집으로 돌아갔다. 또한 그리스에 이어 불가리아(12명) 러시아(10명) 등 유럽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사례가 줄지 않았다. 불가리아 역시 역도대표 선수 11명이 무더기로 양성반응을 보였고 금메달이 유력하던 러시아의 경보 선수 블라디미르 카나이킨 역시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반면 '약물 천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미국은 평영 100m와 자유형 50m의 출전권을 따냈던 수영선수 제시카 하디가 대회 직전 양성반응을 보여 출전을 포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적발되지 않았다. 중국은 개최국의 명예를 내세워 클린 차이나를 내세웠지만 3명이 적발됐다. 중국 최고의 배영 선수 어우양 쿤펑과 레슬링 대표 뤄 멍 등은 평생 자격 정지라는 '천벌'을 받아야 했다. 한편 IOC는 더 강력한 도핑테스트를 예고하고 있다. 커피 다섯 잔 이상을 마셔도 카페인의 각성 작용 때문에 도핑에 걸릴 수 있다. 북한 사격선수 김정수가 호흡 곤란으로 구심환을 먹었다가 도핑테스트에 걸려 50m 권총 은메달과 10m 공기권총 동메달을 박탈당한 것을 봐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08-08-18

[베이징 올림픽] 이정준, 한국 트랙 첫 2회전 진출···110m 허들 준결 도전

18일 육상 남자 110m허들 1회전에서 베이징 국가체육장. 스타트 총성과 함께 이정준(24.안양시청)이 있는 힘을 다해 넘고 달렸다. 13초65 5위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3초56)에 못 미쳤다. 이정준은 대기실로 내려가 이정호 코치와 다른 조 예선을 지켜봤다. 각 조 1~4위를 뺀 나머지 선수 중 상위기록자 8명이 2회전에 오른다. 마지막 조인 6조 경기가 끝나자 이 코치가 소리쳤다. "정준아 통과다!" 가슴을 졸이던 이정준은 그제야 활짝 웃었다. 미약하지만 한국 육상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이정준은 26위로 32명이 겨루는 2회전에 진출했다. 한국 육상이 올림픽 트랙종목에서 1회전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도로경기에서는 메달리스트(남자 마라톤 황영조.이봉주) 필드경기에서는 결선 진출자(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까지 배출했지만 트랙은 불모지였다. 2회전은 19일 오전 5시45분(LA시간) 열리며 이정준은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런 로블레스(쿠바) 바로 옆 레인에서 뛴다. ◇열매 맺어가는 투자=이정준은 지난해 소속팀인 안양시청의 지원으로 중국에 건너가 8개월간 류샹(중국)과 함께 훈련했다. 류샹이 뛰는 모습 넘는 모습을 지켜보고 따라 하며 기량을 키워갔다. 올해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6개월 가까이 훈련했다. 이정준은 "중국에서는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몸으로는 느는 모습이 안 보였다. 그런데 일본 전지훈련을 갔을 때 중국에서 배웠던 것들이 몸에 붙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정준은 "2회전에서는 한국기록을 세우면서 준결승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얘기했다. ◇사랑은 허들을 넘으며=이정준은 허들 커플이자 한국기록 커플이다. 이정준의 연인은 여자 100m허들 한국기록(13초23) 보유자 이연경(27.울산시청)이다. 육상 선후배로 시작한 두 사람은 2년 전부터 연인이 됐다. 이연경은 한국 허들의 철녀로 이름이 났지만 기준 기록에는 미치지 못해 이번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이정준은 "연경인 심리적인 부분에서 늘 도움을 주는 나의 정신적 지주"라고 표현했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2008-08-18

[베이징 2008] '아들아 널 위해서라면'…미 권투 선수 암 투병 아버지

'너를 위해 매일 아침 일어나겠다.'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대표팀 75kg급(미들급) 권투선수로 출전한 숀 에스트라다(23.사진)의 글러브에 적혀 있는 글이다. 평범한 글 같지만 심장 신장 간 등에 암세포가 퍼진 아버지가 써 놓은 글이라면 '비장한 각오'도 될 수 있다. 숀의 아버지인 후안 에스트라다(64)의 평생 꿈은 아들이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 재단사이면서 전직복서인 그는 병마 때문에 소중한 꿈을 접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올림픽 기간 중 아들을 매일 아침 일어나 응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숀은 지난 9일 1회전(32강전)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를 꺾었다. 승리후 인터뷰를 통해 "지금쯤 아버지가 기뻐서 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 기쁨은 TV를 타고 병원침상에 누워있는 후안의 가슴에 담겨졌다. 그러나 후안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다. 부담감이 컸기 때문일까. 숀은 16일 2회전에서 영국선수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 사실을 몰랐다. 혼수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림픽에 선 아들을 자랑스럽게 지켜 봤던' 아버지는 결국 다음 날 새벽 영원히 눈을 감았다. 숀은 아버지 부음에 "아버지는 내가 링 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항상 기뻐하셨다"며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훌륭한 복서가 될 것이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 양궁 남자대표 박경모 선수의 '사부곡'도 한인들의 가슴을 적셨다. 그의 아버지는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개인전 결승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박 선수는 의연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끝내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 울컥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는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기로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국 여자 공기권총에서 금을 딴 궈원진의 사연도 중국인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궈원진은 "올림픽에서 활약하면 실종된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아버지를 향한 딸의 마음을 전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있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이재진 선수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건 황지만은 제일 먼저 어머니를 떠올렸다. 1년 6개월 동안 암투병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고교 2학년때 전지훈련을 하던 중 들었던 황 선수는 메달을 목에 걸고 "이런날 어머니가 계셨으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생명을 다한 '자식 응원'과 이에 보답하려는 '효도'는 베이징 올림픽을 감동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장열 기자

2008-08-18

[베이징 2008] '살인 윙크' 이용대…누나팬들 넋 잃었다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20)가 잘생긴 외모에다 '깜짝 윙크'〈본지 8월18일자 A-3면〉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대는 17일 혼합복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TV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날려 '살인 미소' '국민 남동생'의 애칭을 얻었다. 이용대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금메달을 확정한 뒤 날린 깜짝 윙크에 얽힌 사연을 밝혔다. 그는 "미리 준비한 세리머니는 아니었다. 이기고 난 뒤 너무나 기분이 좋아 엄마를 향해 윙크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은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베이징에 오는 것을 포기했다. 이용대는 대회 개막 전 "부모님이 경기장에 응원을 오면 항상 이겼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는 오시지 못한다"고 시무룩하게 말했었다. 더욱이 남자복식에서 1회전에 탈락했다. 그래서 이용대는 금메달을 딴 뒤 '엄마 봤지. 나 금메달 먹었어'라고 말하듯이 애교의 윙크를 날린 것이다. 그러나 전국의 누나 팬들은 마치 자신에게 보낸 윙크인 양 여기며 넋을 잃었다. 이용대는 '금메달을 딴 후 한국에서 인기 폭발'이라는 말을 듣고 "아직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겠다.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인기가 더 좋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옆에 있던 혼합복식 파트너 이효정은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세계단체선수권에 참가했을 때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한국말로 '용대 용대 사인!'을 외치며 따라다니는 것을 봤다"고 이용대의 인기를 대신 설명했다. 가수 이승기와 닮았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에 이용대는 "내가 생각해도 닮았다"며 "정면보다 옆모습이 더 많이 닮았다. 앞으로 관리를 잘하겠다"고 말해 다시 한번 웃음을 선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용대의 인기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 코리아하우스 자원봉사자들이 이용대와 사진을 같이 찍고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이제 스무 살. 이용대는 확실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 그는 "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은 물론 2016년 올림픽까지 올림픽에 세 번은 출전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배드민턴 황제'였던 박주봉(현 일본 대표팀 감독)의 후계자로서 손색없는 목표다. 이용대는 "박주봉 선배가 스트로크.드라이브 등을 잘하셨고 파워도 나보다 좋았다. 나는 컨트롤이 좋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힘을 키우면 기량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살 빼려고 배드민턴 시작했어요' 박태환이 천식을 고치기 위해서 수영을 했다면 이용대는 살을 빼기 위해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이용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배드민턴부에 들어갔다"며 "당시 몸무계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통통하게 살이 많이 찐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다이어트 효과가 너무 좋아 배드민턴을 그만 둘 뻔한 사연도 있다. 배드민턴에 푹 빠진 이용대는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한 탓인지 초등학교 3학년 때 살이 쏙 빠져 홀쪽해졌다. 이를 본 부모님이 오히려 걱정이 돼 배드민턴을 그만두라고 했다. 다행히 배드민턴에 재능을 보인 이용대를 눈여겨 본 지도 교사가 이용대 부모를 설득 배드민턴을 계속 할 수 있었다. 베이징=한용섭 기자 이용대 누구인가 주요경력 1996년 배드민턴 시작(화순초 2) 2003 국가대표 선발(화순중 3) 2007 스위스오픈 혼합복식 우승 2007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 우승 2008 전영오픈 남자복식 우승 2008 요넥스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 생년월일 1988년 9월 11일 키·몸무게 180cm, 74Kg 이력 화순실고-삼성전기 종교 불교 별명 용가리 이상형 탤런트 김하늘

2008-08-18

[베이징 2008] 금 행진…이젠 태권도 '올림픽 10위 지킬 효자' 19일부터 4체급 사냥

한국이 종합 10위를 지키기 위해 '금빛 발차기'를 날린다. 4개 체급에 출전해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남녀 태권전사들이 오는 20일부터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한국 선수단의 목표인 '종합 10위' 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14일과 15일에 금메달을 따내지 못해 '10-10(금메달 10개 종합 10위)' 프로젝트에 비상이 걸렸다. 그만큼 태권도에 거는 기대도 더욱 커졌다. 먼저 여자 57kg급 임수정(21)과 남자 68kg급의 손태진(19)이 미국 태권도 명가 로페스 가문의 남매들과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임수정은 다이애나 로페스(24)와 결승에서 맞붙어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손태진 역시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 미국의 마크 로페스만 넘어서면 무난히 금메달을 따낼 전망이다. 21일에는 가장 확실한 금메달 기대주이자 67kg급 세계 최강인 황경선(21)이 아테네대회 동메달의 한을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진다. 태권도가 열리는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차동민(87kg급)이 태권도 종주국의 명예를 걸고 시드니대회 김경훈 아테네 대회 문대성에 이어 체급 3연패에 나선다. 한편 한국 남자탁구는 18일 남자단체전에서 오상은과 유승민 윤재영을 앞세워 오스트리아를 3-1로 눌러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해 20일 스페인과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원용석 기자

2008-08-18

[베이징 2008] '미녀새' 24번째 세계신 날다…러시아 이신바예바 장대높이뛰기 2연패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베이징 밤하늘 위로 날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이 난 여성이 됐다. 이신바예바는 18일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세계신기록(종전 5m4㎝)인 5m5㎝를 뛰어넘으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4년 아테네 세계신기록에 이어 다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첫 시도에 나선 이신바예바는 4m70㎝를 가볍게 뛰어넘은 뒤 두번째 도전에서 4m95㎝마저 성공했다. 다음 도전은 5m5㎝. 1 2차 시기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극적으로 바를 넘으며 24번째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2005년 헬싱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5m1㎝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뒤 3년간 잠잠했던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 직전 5m3㎝와 5m4㎝를 연거푸 넘으며 신기록 행진을 재개했다. 2005년 트레이너와 장대를 바꿨고 바를 넘는 방법에 변화를 주면서 찾아왔던 슬럼프를 극복한 것이다. 스피드와 근력 유연성 3박자를 이뤄야 하는 장대높이뛰기에서 이신바예바가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분은 유연성과 근력이다. 5세 때부터 기계체조를 해 온 그는 15세 때 너무 큰 키(1m74㎝) 때문에 장대높이뛰기로 종목을 바꿨다. 그리고는 체조로 다져진 유연함과 남성을 방불케 하는 근력을 앞세워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도약한 뒤 바를 넘을 때 중요한 유연성과 균형감각 바로 이 부분에서 그 어느 선수도 이신바예바를 넘어설 수 없었다. 영국 장대높이뛰기 대표팀 코치 스티브 리펀은 이신바예바를 가리켜 "남자의 기술을 구사하는 여자 선수다. 공중 동작은 남자 선수들보다 낫다. 환상적인 기술을 지녔고 키도 큰 데다 도움닫기도 좋다"고 평가했다. 남다른 경쟁심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이신바예바는 장대높이뛰기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1998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에서 3m90㎝를 넘었다. 메달은 없었다. 기록보다는 우승을 우선시하고 지고는 못 사는 그가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뛰어난 재질에 후천적 노력까지 더해지자 기록도 쑥쑥 좋아졌다. 지난달 모나코 수퍼그랑프리에서 5m4㎝를 넘을 때까지 23차례(실외 13 실내 10)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4m91㎝)으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05년 7월에는 여자선수 최초로 5m 시대를 열었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2008-08-18

[베이징 2008] 여자 육상 100m 공동 은메달, 1000분의 1초까지 같아

1000분의 1초까지 같았다. 육상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공동 은메달이 여자 100m 결승에서 나왔다. 금메달을 딴 자메이카의 셸리 앤 프레이저(10초78)에 이어 결승선을 통과한 셰런 심슨과 케런 스튜어트가 그들이다. 경기 직후 나온 둘의 기록은 10초98로 똑같았다. 바로 공개된 화면에서도 둘은 누가 먼저 들어왔는지 육안으로는 구분이 안 됐다. 이 경우 통상 사진 판독으로 순위를 가린다. 1000분의 1초까지 판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순위가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날 두 선수는 사진으로도 선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나란히 들어왔다. 무척 이례적이고 올림픽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판독은 결승선을 연장한 측면에 카메라를 설치 매초 2000장의 사진을 고속 촬영한 뒤 컴퓨터로 분석해 내린다. 이를 이용해 0.0005초 단위로 세분된 사진을 얻어 특정 선수의 몸(동체)이 찍힌 순간을 잡아 순위와 함께 반올림한 1000분의 1초 단위 기록을 정한다. 심슨과 스튜어트의 경우 이런 절차를 거치고도 우열을 가리지 못한 셈이다. 두 선수의 공식 기록은 100분의 1초 단위인 10초98로 확정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선수들의 순위나 세계 신기록 인증 등 관심이 집중될 경우에는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1000분의 1초 이하 단위를 공개하지만 공식 기록 자체는 100분의 1초까지만 인정한다. 이승녕 기자

200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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